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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추위에 약하고, 타이어 수명 짧아...악재 쏟아지는 전기차

전기자동차에 대한 약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올해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대표적인 약점은 '턱 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 '겨울철 줄어드는 주행거리' '내연기관 대비 짧은 타이어 교체주기' 등이 꼽힌다.이중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 부족은 전기차 성장을 맞는 '고질병'으로 꼽힌다. 당장 오는 9일 시작하는 설 연휴를 맞은 전기차 운전자들의 충전 걱정이 크다. 여전히 내연 기관차의 1회 주유 시 주행 가능 거리와 비교해 한 번 충전 때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짧은데 전기차 보급 속도 대비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는 더뎌 때마다 '충전 전쟁'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국내에 나와 있는 전기차들은 대부분 1회 충전 시 약 300~400㎞대를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까지(각 지역의 시청 기준 약 439㎞) 이동한다면 최소 한 번 이상 충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특히 차량이 멈추면 난감한 고속도로에서 배터리 잔량이 부족할 때가 가장 큰 걱정이다. 많게는 10대 이상의 급속충전 시설을 갖춘 곳도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완충까지 한 시간가량 걸리는 전기차 특성상 원하는 시간 동안 충전 시설을 점유하기란 쉽지 않다.여기에 요즘처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크게 감소한다.지난 2020∼2023년 환경부 신규 인증을 받은 승용차 42개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분석한 결과 상온(영상 25도)과 저온(영하 6.7도) 간 완충 시 평균 주행거리 차이는 82.1km로 확인됐다.이 격차는 서울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경기 평택역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약 82km)와 맞먹는다. 저온일 때 줄어드는 주행거리를 상온 대비 비율로 나타내면 평균 21%로 나타났다.추운 날 전비가 악화하는 건 배터리 내 리튬 이온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액체 전해질이 추위에 고체로 변하면서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교체주기가 짧아 차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실제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는 약 1만㎞다. 이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타이어 권장 교체 시기(약 4만㎞)보다 훨씬 짧다.이는 전기차의 무거운 중량과 가속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중량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230~360㎏가량 더 무겁다. 더욱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트럭의 경우 중량 차이는 100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 중량의 영향이다.약점이 쏟아지면서 전기차 판매도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15만9693대로 전년에 비해 1756대 줄었다. 정부 목표치에 5만5000대 이상 부족한 것으로 전기차 출시 이후 첫 역성장이다.여기에 오는 4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기료가 오를 거라는 전망도 나와 전기차 판매는 한동안 역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08 07:00
자동차

완성차, 새해 신차 키워드는 '보급형 하이브리드·전기차

완성차 업계가 갑진년 새해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치열한 전쟁을 벌인다. 지난해 고금리로 인해 신차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 올해 중저가의 신차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주요 전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3이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중저가형 전기차 제품군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먼저 현대차는 작고 저렴한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EV)을 공개한다. 크기는 기존 내연기관 캐스퍼와 같고, 배터리·모터 등 동력계는 앞서 출시된 기아 레이EV와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만큼, 정부·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1000만원 후반대에서 2000만원 중반대의 실구매가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7도 선보인다.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다목적차(SUV) EV9과 같은 3열 전기 SUV다.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 EV9은 국내에서 높은 가격 탓에 흥행에 실패했다. EV9의 가격은 트림별로 7337만~8397만원이다. EV9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5개월간 5364대만 판매됐다.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7이 현대차에서 가지는 가치나 의미는 충분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EV9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아는 소형 전기 SUV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각각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선보인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경기 여주에서 EV데이를 열고 EV3와 EV4 판매 가격을 4000만~7000만원대로 책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6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기아 관계자는 "EV3·EV4에 이어 저가형 전기차 EV2도 선보여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올해 코란도 EV의 상품성을 강화해 재출시한다. 73.4㎾h LFP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EV는 전기 택시 트림을 추가해 영업용 시장에도 진출한다. 시작가는 3000만원 후반대이며,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KGM은 올해 전기 픽업트럭 O100도 선보인다. 국내에는 처음 출시되는 전기 픽업트럭이 될 것으로 보인다.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결과물을 올해 선보인다. 르노 그룹과 길리 그룹이 지난 2022년 맺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중형 SUV다. 르노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내놓는 것은 지난 2020년 XM3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오로라1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오로라2, 오로라3 등의 신차도 선보일 계획이다 GM한국사업장(한국GM)은 글로벌 전기차 모델 수입 위주로 전략을 구성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확실한 수입 모델은 쉐보레 이쿼녹스 EV다.중형 전기 SUV인 이쿼녹스 EV는 최신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Ultium)을 기반으로 제작돼 GM의 선진 기술이 집약돼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경쟁할 것으로 관측된다.GM한국사업장은 또 올해 초 GM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한 준대형급 전기 SUV 리릭도 내놓다. 리릭은 대용량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468km를 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각축전이 예상된다"며 "특히 중대형 차급 위주였던 전기차 시장에 보급형 전기차가 잇따라 등장하며 얼마나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1.04 07:00
프로야구

'전국에서 잠실만 뜨겁다' 21년 기다린 LG 팬들의 열기

LG 트윈스 팬들의 열망이 한파를 몰아내고 있다.전국은 지금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기준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2.3도까지 떨어졌다. 11월 초인데도 사람들은 겨울 패딩을 꺼내 입었다. 오직 한 곳, 잠실야구장은 예외였다. LG 팬들은 패딩 대신 가을 유광잠바를 착용했다. LG는 지난 7일부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LG가 KS에 올라온 건 지난 2002년 이후 21년만. 우승은 1994년 이후 29년 동안 없었다.LG 팬들의 뜨거운 열망이 '이상 고온'을 만들고 있다. 이미 정규시즌부터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인기 팀이 호성적까지 따르니 역대급 흥행이 기록됐다. LG는 올해 최종 관중 수 120만 2637명으로 10개 구단 체제 이후 최초로 120만 관중을 달성했다.KS 예매는 전쟁, 그 이상이었다. 지난 6일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동시 접속자가 폭주했다. 포스트시즌 단독 판매사인 인터파크 기준 대기자가 10만 명 이상이었다. 잠실구장에 들어올 수 있는 관중은 2만 3750명뿐. 대기자가 최대 20만 명 이상까지 찍힐 정도로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잠실구장 전역이 LG 유광잠바와 노란 응원 수건으로 가득 찼다.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현장을 찾았다. 1994년 마지막 우승 배터리였던 김용수-김동수가 시구와 시포를 각각 맡아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상대 선수들도 LG 팬들의 열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KT 유격수 김상수는 "그냥 즐기겠다. (LG는)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톱 클래스 인기 팀이다. 소름이 돋는다. 반대로 날 응원한다고 생각하고 뛰려 한다"고 했다. KT 투수 고영표는 "그런 재미도 있다. 상대 팬들도 많지만, 좋은 플레이를 해서 우리가 승리했을 때 (더) 짜릿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순간을 가장 즐기고 있는 건 역시 LG 팬들이다. 우승하지 못한 29년 동안 LG를 응원해 온 팬들 저마다의 사연도 달랐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금강 씨는 5세 때인 1994년 응원을 시작했다. 이 씨는 "그때는 1번 타자 유격수 류지현이 언제나 최고의 선수였다. 내겐 세상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선수였다"며 "대학 입학 후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LG 야구에 빠졌다. 성적이 좋지 못했을 때를 더 많이 봤다"며 미소 지었다.현재 미국에서 거주 중인 이 씨는 KS를 보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지난해에도 한국을 찾았으나, LG가 플레이오프(PO)에서 패해 KS 관람에 실패했다. 결국 올해 드디어 KS의 감동을 진하게 느끼고 있다. 20대인 김영빈 씨는 LG 팬 2세다. 우승은 물론 2002년 마지막 KS도 보지 못한 나이다. 김 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부터 응원했다. 아버지가 LG 팬이셨는데, 어쩌다 누나와 본 경기(두산 베어스전)에서 LG가 홈런 4개를 치고 이겼다. 그때 완전히 빠졌다"며 "그해 그 경기보다 행복하게 야구를 본 날은 없었다"며 웃었다. LG는 2009년 당시 8팀 중 7위에 불과했다. 김 씨는 "당시 워낙 잘하는 팀들이 많아 '환승(응원 팀을 바꾸는 것)'을 고민했다. 그래도 LG 선수가 좋아 남았고, 팀이 좋아져 계속 버텼다"고 회상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젊은 팬들뿐 아니라 1982년 프로야구 원년 MBC 청룡 시기부터 응원했던 '올드팬'들도 많았다. 손호익 씨는 "LG는 내 인생"이라 했다. LG가 곧 그의 고향이기도 했다. 손 씨는 "부모님이 이북 출신이시라 서울에 살면서도 여기가 고향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그럴 때 프로야구가 생겼고, MBC 청룡(LG의 전신)과 LG를 응원하면서 내 정체성처럼 됐다"고 떠올렸다. 잠실구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이 열기를 피부로 느낀다. 3루 관중석 쪽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권은희 씨는 "팬들이 구장에 오는 시간이 평소보다 빨라졌다"고 전했다. 그만큼 KS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권 씨는 "보통 이곳에는 원정 팬들이 많이 오시는데, 오늘은 확실히 LG 팬들이 많더라"며 "점주들끼리는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들 한다"고 기대했다.29년 만의 우승 도전, 팬들은 간절한 만큼 행복하다. 손호익 씨는 "LG가 KS에 다시 올라오는 걸 보면서 '이렇게 행복한 인생도 있구나' 싶었다. 영원히 다신 못 볼 줄 알았다"며 껄껄 웃었다. 손 씨는 '캡틴' 오지환의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인용하며 "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것 같다. 우리 주장이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며 "물론 빨리 이겨도 좋겠지만, 오랜만에 오지 않았나. 이 분위기를 더 오래 느껴보고 싶다"며 기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9 06:16
산업

구자은 LS 회장 "위기일수록 기회 요소에 집중해야"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6일 임직원에게 "위기 상황일수록 위험보다 미래의 기회 요소에 더욱 집중하고 혁신해 위기 이후 시대를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주문했다.구자은 회장은 이날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퓨처 데이'에서 "혁신 역사상 테슬라와 애플 1세대 제품이 모두 2007년, 2008년과 같은 금융 위기 시대에 나왔다"며 "위기라는 말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데, LS는 지금까지 위험에는 잘 대응해왔고 앞으로 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올해 2회째인 LS 퓨처 데이에는 구 회장을 비롯한 LS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회사는 이 자리에서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성과 등을 공유하고 시상했다.신사업·기술·혁신 분야에서 배터리 재활용·자율주행 트랙터·스마트 오피스 사무 생산성 혁신 등 계열사별로 20여 개 우수 성과가 경쟁했다.우수 사례로 선정된 임직원은 내년 1월 구 회장과 함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참관 기회를 얻었다.올해 행사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 등 국제 질서 변화 속에서 그룹의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해 정치·외교·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포럼도 마련했다.구 회장은 'LS 네컷'이라는 이름을 붙인 즉석 사진 부스를 설치해 임직원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0.06 14:19
자동차

[창간 54] 실감하는 현대차·기아 '글로벌 톱3'

영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널리 알려진 자동차 프로그램의 호스트였던 제레미 클락슨. 그는 지난 2004년 유명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 BBC'에 출연해 "현대차는 가격만 싸고,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자동차를 마치 가전제품 만들 듯이 한다. 거기에는 영혼도 열정도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2006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에서는 '한(성강 역)'이 주인공에게 미쓰비시 자동차를 건네면서 "내가 너에게 고작 현대차를 줄줄 알았어?"라고 말한다. '현대차 같은 안 좋은 차'를 차마 줄 수 없다는 맥락이었다.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해외에서 현대차·기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알려준다.그러나 요즘 현대차·기아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뀌었다. ‘이 차가 정말 현대차·기아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말만이 아닌 실제로 ’글로벌 톱3’ 위엄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오늘과 미래를 살펴봤다. 혹평이 호평으로…경쟁사도 찬사 최근 현대차·기아에 대한 평은 마치 상전벽해와도 같다. 혹평이 호평 일색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워즈오토, 독일의 아우토 빌트 등 해외 각국의 미디어의 품질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비중이 늘고 있다.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는 기아의 전기차 EV6에 대해 "뛰어난 성능은 마치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며 "이목을 끄는 외장 디자인과 직관적이고 사용성이 뛰어난 실내 모두 인상적"이라고 평했다.미국 저명 자동차 매체 워즈오토 역시 "현대차 아이오닉 6는 뛰어난 효율과 함께 어떤 속도로도 극한의 가속이 가능하다”며 “배터리-전기 파워트레인에서 명백한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다.심지어 경쟁사들도 현대차그룹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기아와 중국 업체들, 테슬라”라며 “완전히 전기차에 대한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2021년 출시된 아이오닉5에 대해서는 “일부 소프트웨어 기능이 포드보다 낫다”고 추켜세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위터에서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의 차량들은 호평을 넘어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서도 잇달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해 '2022 독일 올해의 차'와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기아 EV6는 '2023 북미 올해의 차'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2 왓 카 어워즈 올해의 차'에 각각 선정됐다. 글로벌 3위 '우뚝'해외에서의 호평은 그대로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10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3위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 후 10년 뒤인 2020년에야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 계단을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신차 147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0.6%를 기록했다. 도요타가 미국 진출 후 45년 만에 이룬 두 자릿수 점유율을 현대차그룹은 10년이나 앞당겼다.자동차 본고장인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점유율 9.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인 2021년 8.7%의 기록을 경신했다. 신흥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전략 차종을 앞세워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약 21%를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맞물려 경영 실적도 쾌속 질주하고 있다. 2020년 4조7000억원에 머물렀던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17조원까지 늘었다.증권가에서는 올해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이후 3년 새 영업이익이 무려 5배가량 뛴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대중차 브랜드 가운데 압도적인 실적을 올리며 '돈 잘 버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비결은 품질경영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티어(최고 제조사)로 거듭나기 위해 축적해온 자산이 하나둘씩 빛을 발하며 그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품질 경영'이 대표적이다. 그룹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품질 평가는 최하위권이었다.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가운데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하지만 품질 경영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결과, 올해 JD파워의 내구품질조사(VDS)에서는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 2위, 기아 3위, 현대차가 8위를 차지해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16개 자동차 그룹사 중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미국에 거주하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과거 가성비로 소비자를 끌었다면, 지금은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를 본다”며 “정말 많이 따라왔고 실제로 타 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판매량 3위를 한 것이 믿겨진다”고 말했다. 의사결정과 실행이 매우 빠르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강점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회장 시절인 2019년 닛산자동차에서 영입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논쟁은 없다"며 "일단 (경영진의) 결정이 내려지면 실행은 매우 빠르다"고 했다.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기아차 사장일 때 뉴비틀로 유명한 폭스바겐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채용했는데, 그는 훗날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장에 올랐다.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추고 각 지역에 맞는 전략형 상품을 개발한 점 역시 현대차그룹의 성공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현지 수요에 따라 물량을 신속히 공급하며 생산 단가까지 낮추는 효과를 거둬서다. 현대차는 인도, 미국 등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현대차는 올해 인도 정부와 '조 단위' 투자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사들였다. 미국에는 매년 전기차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향후 전망도 밝다. 최근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2026년 920만대를 판매하며 세계 1위 완성차 제조사에 등극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판매 3위 제조사인 현대차그룹이 3년 뒤면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얘기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선진시장으로부터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매년 목표 판매량을 크게 올려잡고 있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IRA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에 따른 러시아 공장 재가동, 1%대로 떨어진 중국 점유율 회복 가능성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9.27 07:0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 합심] 툭하면 욱하는 조코비치가 왜 멘털 갑일까

먼저 고백부터 하겠습니다. 저의 몰이해와 성급함에 대한 반성입니다.2020년 제가 있던 야구팀에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가 있었습니다. 그는 응원가에 맞춰 춤추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 기를 살리는 '흥부자'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마운드에 오른 날 제구가 안되면 감정이 올라 왔습니다. 목덜미가 벌겋게 됐고, 글러브를 입에 갖다 대고 고함을 쳤습니다. 열을 식히려 마운드 주변을 돌았고, 투수판 옆에 웃는 얼굴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사람들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부에선 "한국 야구를 존중하지 않아서 저렇게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저도 답답했습니다. 애가 타서 면담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저는 "그렇게 하면 약해 보인다, 상대가 얕잡아 본다"고 말해 버렸습니다. 당황하던 그는 "나도 아무 일 없는 듯 던지고 싶지만 안되는 날이 있다. 짧게 라도 화를 풀고, 잠시 분위기를 바꾸라고 미국에서 상담가에게 배웠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말했습니다. 그 목소리가 떨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자신만의 감정 조절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매번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담가, 멘털 코치의 도움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었습니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도울 부분이 있을까 싶어 만나자고 해놓고 그만 평가를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약해 보인다'라고요. 섣불렀던 제가 부끄럽고, 선수에게 미안해 졌습니다. 당시 저는 서구 문화와의 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상심을 강조하는 우리와 달리, 감정을 바로 표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감정을 느끼고, 인정하고, 조절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는 걸 저도 배우게 됐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 억압하는 데 제가 더 익숙했고, 그렇게 훈련돼 왔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라이트 선수를 떠올린 건 최근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노박 조코비치(36)를 보면서였습니다. 조코비치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24회) 기록을 세웁니다. 페더러, 나달 같은 라이벌이 현역에서 떠나는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가장 오래가는 배터리'처럼 여전히 쌩쌩합니다. 그의 테니스를 보면 자주 화를 내고, 라켓도 부셔 버립니다. 툭하면 욱하는 그가 그런데 최고의 멘털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우리는 '흥분하면 경기를 (발표를, 보고를, 대화를, 관계를…) 망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항상 고요한 호수 같을 순 없습니다. 저도 자주 욱하고, 긴장하는 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흥분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것 또한 자기 모습이니까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그 다음으로 나아가 자기가 할 일을 해내게 해줍니다. 조코비치가 만년 이인자의 꼬리표를 지우는 데 명상이 큰 몫을 했습니다. 그의 인터뷰에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가 자주 등장합니다. 명상 전문가인 김범진 나우코칭 대표는 "마인드풀니스 명상은 하나의 화두나 개념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르다. 변화하는 양상, 들어오고 나가는 생각과 감정의 수많은 현상을 깊이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합니다. 관찰을 통해 어떤 변화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흘려 보내는 것이 마인드풀니스의 핵심입니다. 김 대표는 "나를 마음과 밀착시키는 것이 아니라 탈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나=화=감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나는 더 큰 존재입니다.이를 위해선 각자 자신의 리추얼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함을 치는 것도, 뭔가를 적어보는 것도 몸에서 압력을 배출하게 합니다. 조코비치는 경기 중 타임을 걸고 화장실을 가곤 하는데 거울을 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BBC에 소개된 그의 10가지 루틴 중에 있습니다. 특정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신과 감정을 떨어뜨려 보게 해줍니다. 관찰과 훈련으로 마음에 불이 난 뒤에 아는 것이 아니라 연기가 피어나는 순간부터 알아차리게 됩니다. 물론 팀과 단체에서 하기 어려운 리추얼도 있습니다. 주위의 이해와 배려도 필요합니다. 저도 라이트 선수에게 그때 미안했다고 연락을 해야겠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9.18 07:30
산업

[IS리포트] 불붙은 4대 그룹의 '인재 영입 전쟁'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인재 영입 및 양성이 미래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로 꼽히고 있다. 그룹 총수와 부회장들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인재 영입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삼성·SK, ‘반도체 인재’ 영입전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인재 영입 싸움이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재경영은 이병철 창업주부터 내려온 핵심 경영철학인 만큼 이재용 회장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총수로 취임하면서도 가장 먼저 ‘인재경영’을 강조했다. 인재가 모이는 국제기능올림픽을 참석하고 후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력 부족이 심화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재 영입을 위해 미묘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경력직 채용 문턱을 낮췄다. 직무 경험 기준을 1년 줄여 3년 미만자 채용인 ‘주니어탤런트’ 전형을 실시해 인재를 데려왔다. 그러자 삼성전자도 올해 2월부터 경력직 채용 지원 기준을 2년으로 더 줄이며 맞불을 놓았다. 삼성전자는 기존 직무 경험 4년 이상 기준을 절반인 2년으로 줄이며 SK하이닉스를 견제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석·박사의 신입전형과 경력전형에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전형을 변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력직 채용의 허들이 4년이었다. 삼성과 SK의 경력직 채용에 대한 경쟁이 붙으면서 이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내 복지와 조직 문화가 인재 영입의 전제조건이다 보니 IT 기업이 먼저 시행했던 ‘주 4일제’도 앞다퉈 도입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월 ‘해피플라이데이’ 제도로 먼저 월 1회, 주 4일제를 운영했다. 그러자 삼성전자도 6월부터 ‘쉬는 금요일’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재 영입을 위해 ‘T&C(테크앤커리어)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포럼은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채용 설명회다. 삼성전자는 인재 영입 강화를 지난해부터 국내로 이를 확대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이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대학 5곳을 방문해 석·박사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 등을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이 ‘글로벌 삼성’을 겨냥해 시작한 직원 대상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다. 지역전문가는 현지 주재원 개념이 아니라 1~2년간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재 양성을 위해 다른 기업과 차별되는 포인트가 지역전문가 제도”라며 “코로나로 인해 2019년 선발 이후 잠정 중단됐다가 이번에 부활했는데 임직원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SK그룹도 글로벌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글로벌 포럼’을 연다. 지난 6월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 SK온, SK하이닉스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포럼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지동섭 SK온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고, 석·박사급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는 물론이고 현지 면접까지 진행하며 배터리 인재 유치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현대차·LG, 회장·부회장 직접 나서 인재 유치 LG그룹도 배터리 인재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아예 배터리 전문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둔 'BTC'(배터리 테크 콘퍼런스) 행사를 열고 있다. BTC는 2006년부터 'BC(비즈니스 앤 컴퍼스)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온 LG화학의 글로벌 채용 행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 이후 2021년부터 BTC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한 가운데 BTC 행사를 열어 각국 주요 대학의 석·박사를 초청했다.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인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학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국내 주요 17개 대학 교수진, 석·박사 및 학부생이 참석한 ‘제1회 LG에너지솔루션 산학협력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중장기적인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와 계약학과 설립 협약을 맺는 등 인재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매해 전 세계를 돌며 진행되는 BC 투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주요 경영진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도쿄대, 도쿄공대, 교토대 등 소재 강국인 일본의 주요 7개대 이공계 석·박사 40여명이 초청됐다. 신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직접 회사의 비전과 연구·개발 현황을 설명하는 등 인재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스킨십을 펼쳤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최근 대학 캠퍼스를 찾거나 MZ세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방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대와 손잡고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설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 나선다. 현대차는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활동 지원을 위해 2030년까지 300억원 이상 투자한다. 공동연구 참여 학생 중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현대차·기아에 입사 지원할 경우 채용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가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공동연구센터에 참여하는 모든 분께 혁신적 연구와 개발로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 전환에 앞장서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또 현대차는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해 지난해 최초로 해외 유수 대학의 박사과정 인재를 대상으로 국내 초청 채용행사인 ‘현대 비전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현대차의 심장부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하는 프로그램 등도 포함됐다. 현대차는 올해 8월에도 제2회 현대 비전 콘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31 07:00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포수에겐 신뢰가 실력이다

야구에서 포수는 매우 특별한 표지션이다. 9명의 야수 중 유일하게 다른 동료 8명을 마주 보고 경기를 치른다. 다들 치열하게 뛰는 가운데 혼자 앉아 있다. 투수의 공을 안정감 있게 받아내는 동시에, 바로 앞 타자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또 멀리 주자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도 불린다. 앉은 채로 모든 플레이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감독과 코치가 있는 더그아웃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그들을 대신하기도 한다.업무가 퍽 고되다. 그라운드 중심(마운드)에 선 투수는 승부의 주인공이다. 포수는 사인 교환을 통해 투수가 던질 공을 정해줘야 한다. 개성 강한 주인공이 승리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공 배합)를 쓰는 막중한 역할을 포수가 맡는다.포수의 정신 노동만큼 힘든 게 육체 노동이다. 4㎏에 가까운 보호 장비로 중무장하고, 3시간 넘게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한다. 매일 100번 넘게 일어났다가 앉는 동작을 반복한다.'기록의 스포츠'라는 야구에서 포수의 활약은 수치로 나타내기 어렵다. 21세기 들어 세이버 메트릭스가 발달하면서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도록 잡는 포수의 기술(프레이밍, catcher framing)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포수는 감독이나 투수의 평가를 받는다. 기록보다 코칭스태프와 투수의 신뢰가 중요하다.포수의 가장 큰 덕목은 믿음을 얻는 것이다. 그가 요구하는 공이 최선의 선택이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져도 받아줄 것이며, 뛰는 주자를 잡아 주리라는 신뢰를 준다면 누구보다 가치 있는 포수일 것이다. 본지가 포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를 '포수의 신(信)'이라고 작명한 이유다. 야구 중계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히는 선수가 포수다. 그러나 그는 주인공이 아니다.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포수는 심지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포수의 역량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포수들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저 투수를 돕는 역할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투수가 좋은 기록을 세워도 포수는 투수에게 공을 돌린다. 본지가 인터뷰한 포수 중에는 “포수는 투수는 빛나게 해주는 자리”라고 말한 이도 있었다. 지금은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한 박세웅의 데뷔 첫 승(2015년 7월 15일 KIA 타이거즈전)을 이끈 포수 강민호가 누구보다 해맑게 웃으며 기뻐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런 자세가 투수의 신뢰를 얻게 한다.포수는 혼자 평가 받지 않는다. 투수와 배터리를 이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포수가 진짜다. 배터리는 '미국 야구 기록의 아버지' 헨리 채드윅이 1860년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졌다. 투수의 피칭이 미국 남북전쟁에서 포병대(battery)가 포격하는 모습과 흡사하다며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2인1조'에서도 조연인, 포수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본지는 조범현·김동수·박경완·진갑용·강민호·양의지 등 프로야구 41년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들을 만났다.야구인들은 포수의 중요성을 잘 안다. "좋은 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든다" "좋은 포수 없이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현장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현재 KBO리그 최고 몸값을 받는 것도 포수(두산 베어스 양의지, 4+2년 152억원)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는 포수 4명이 팀을 옮기며 총 338억원이 오갔다. 이쯤 되면 “야구는 투수 놀음이 아니라 포수 놀음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본지가 만난 포수들은 하나같이 “야구는 투수 놀음이 맞다”고 말했다. 뛰어난 포수일수록 자신을 낮췄다. 그래야 동료의 신뢰를 얻고, 그게 좋은 포수라는 걸 알아서일 터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가 공 배합이다. 그들의 제1 목표에 대해 포수들은 “정답이 없는 일이다.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연구해도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정답에 가장 가까운 선택을 하는 게 포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야구에서 가장 특별하고 이질적인 포지션인 포수. 본지는 한국야구 레전드 포수들을 찾아 그들의 직업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그들을 통해 투수를, 더 넓게는 야구를 보기 위해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07:40
프로야구

[IS 포커스] FA 이적생 퍼포먼스? 채은성 단연 최고...강견 잃은 엘·롯 포수

지난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이었다. 가장 마지막(3월 27일)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정찬헌까지 포함, 총 803억 1500만원이 오갔다. 보상액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이적도 유독 많았다. 포수 전쟁이 이를 주도했다. 2020시즌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고, KIA 타이거즈 주전 포수였던 박동원이 LG 트윈스, LG 트윈스 안방을 지켰던 유강남은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양의지 부재를 메웠던 박세혁은 NC로 갔다.이밖에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후예인 김상수가 KT 위즈, ‘소리 없는 강자’ 노진혁이 롯데, LG 타선 핵심 선수였던 채은성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활발하게 이동한 덕분에 순위 경쟁 판도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개막 한 달이 지나고, 어린이날 시리즈를 맞이한 KBO리그. 주요 이적생들의 퍼포먼스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일간스포츠가 개막 전 해설위원 8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베스트 이적생’ 1순위로 꼽힌 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5일 기준으로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305·5홈런·24타점·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859를 기록했다. 타점은 에디슨 러셀(키움)에 이어 2위다. 득점권에서 타율 0.333를 기록하며 타선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최근엔 기복이 있다. 다른 한화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 또는 회피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노시환, 정은원, 김인환 등 한화도 성장 중인 선수들이 많다. 채은성 가세 효과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두산전에서는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치며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 5홈런. 리그 2위 기록이다. 152억원(기간 4+2년)에 두산에 복귀한 양의지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까지 소화하며 몸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타율(0.277)과 장타율(0.373)이 그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주 임무인 안방마님 역할을 예상대로 잘 해내고 있다. 두산이 팀 선발진 평균자책점 2위(3.01)에 오른 건 그의 지분이 크다는 평가다. 6년 차 곽빈의 각성, 신예 김동주의 1군 안착을 이끌고 있다.박동원은 ‘공격형 포수’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 홈런 5개를 치며 이 부문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 구창모·구승민 등 리그 대표 선발 투수와 셋업맨을 공략해 만든 결과다. 유강남도 타율(0.230) 홈런(1개) 등 타격 수치는 다소 아쉽지만, 3~4월 팀 1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나균안·김진욱 등 롯데 마운드 기대주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다만 두 포수는 나쁘지 않았던 도루 저지 능력이 저조하다. 박동원은 17.9%, 유강남은 13.0%에 그치고 있다. 유강남은 2021시즌 23.0%, 박동원은 2022시즌 35.5%를 기록한 바 있다.포수 전쟁을 이끈 한 명인 박세혁은 19경기에서 타율 0.183를 기록했다. 4월 7일 키움전에서 안우진을 상대로 홈런을 치는 등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상대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헛스윙한 배트에 뒤통수를 맞아 휴식기를 보낸 뒤 타격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알짜배기’ 유격수 노진혁은 24경기에서 타율 0.270, KT 새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타율 0.233를 기록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는 5경기에서 7점(7.17)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화로 컴백한 이태양은 불펜 투수로 나선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10:20
경제일반

美당국자 "삼성·SK가 中서 만드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 둘 것"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과 SK에 제공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지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도의 의미에 대해 에스테베스 차관은 "지금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그 범위의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과 SK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낸드는 반도체 셀을 얼마나 높게 쌓느냐는 '적층' 기술로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 에스테베스 차관의 발언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도록 삼성과 SK가 중국에서 일정 단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에스테베스 차관은 이어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지만 우리는 한국 기업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중국이 우리를 위협하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맹의 기업들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상무부는 작년 10월 7일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 하게 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1년동안 장비 수입을 포괄적으로 허용했다.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두 회사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를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에스테베스 차관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출통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 한국은 충실한 파트너"라며 한국과 첨단기술 수출통제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자체 수출통제를 도입하기 전부터 한국기업들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로 수출을 중단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첨단기술이 군사력의 기반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반도체는 그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네덜란드, 일본과 추진하려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동맹과 여러 다자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논의 내용은 적절한 시기가 될 때까지 비공개로 하겠다고 밝혔다.박진 외교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신흥 핵심기술이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세계가 경제 침체, 고물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위기(Polycrisis)에 직면했다며 "이 격동의 시기에 한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이라고 말했다.이어 "우리는 한미동맹을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우주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 협력에 기반을 둔 경제안보 및 기술 동맹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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